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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point to point2
  • 2013. 4. 12 fri ~ 5. 12 sun
  • 안동일Dongil An, 윤동희Donghee Youn, 차현욱Hyunuk Cha

아트스페이스펄 신진작가프로그램 '영프로(0%)'는 작가로서 데뷔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Young Project, Young Professional Artist 라는 의미를 함축하기도 하는 영프로는 앞에 펼쳐진 거대한 미술세계로 첫발을 디디는 작가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아트스페이스 펄 에서 굳이 젊은 작가 전시프로그램을 0%라고 칭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그 어떤 선입견 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며 앞으로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당당하게 젊은 정신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2010년 2회의 영프로 를 진행하면서 함께 한 안유진, 김윤섭, 마르크 디트리히 작 가는 현재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그리고 꿋꿋이 작업하고 있다.

어느 누구나 눈앞에 놓여진 현실에서 현실적인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지만, 이 젊은 작가들을 볼때면 대견스러움과 함께 창작자로서 살아가는 고달픈 생활의 고통도 함께 느껴 진다. 2013년 올해의 영프로 작가는 현재 자신의 작업 세계를 진지하게 펼쳐나가고 있는 세명의 젊은작가들이다. 안동일, 윤동희, 차현욱은 가볍지 않은 사고와 감각으로 우리의 숨겨진 아픔과 사회적 시선 그리고 작가로서 갖추어야 할 정신과 미적 감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안동일과 윤동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신의 세계를 펼쳐가고 있다.

안동일은 한국화를 전공하고 회화와 사진, 영상 등을 통해 작가적 시선으로 사회적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2009년부터 '잉여인간'이라는 테마로 요즘 자기 세대의 젊은이들이 스스로 잉여인간이라고 칭하며 무미건조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었는데, 그의 회화작품을 보면 청년실업에 당면해있는 힘없고 무기력한 20대 중후반의 젊은이들과 쇼핑과 럭셔리한 상품으로 치장한 또 다른 20대 중후반의 욕망을 대조적으로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업은 좀 더 사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병렬적인 방법으로 포착한 사진작업을 보여준다. 대형슈퍼와 주변의 상권변화를 작가의 눈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이 작업은 작가가 오히려 잉여인간 시리즈 때보다 훨씬 더 사회적 모순에 접근해 가고 있는 것을 본다.

전시풍경
윤동희 Donghee Youn_편안한 믿음_영상설치 2009
안동일 Dongil An_대구Daegu_photography 2013
차현욱 Hyunuk Cha_그려서 새긴 이야기, 한지에 먹, 전시풍경 2013
윤동희 Donghee Youn_installation view 2013

윤동희는 서양화를 전공하였지만 회화작업보다 퍼포먼스, 영상, 설치를 통해 자신의 억압된 감성과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항변한다. 과거의 유산에 의해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고는 있지만, 윤동희는 개인 혹은 집단의 저변에 깔려있는 드러나지 않는 과거의 억압에 스스로 포로가 되어버린 자유로운 자의 명암을 콕콕 찌르며 여전히 속박된 상태임을 상기시킨다. 새빨간 거짓말, 망령, 붉은 밤 등 다소 7-80년대 암울했던 사회를 연상시키는 단어들과 설치작업은 현재 4-50대들의 희미해져 가는 과거의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83년생인 작가가 "그 시대"의 암울함을 다시 드러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과연 과거의 유산인가? 현재 처해진 우리의 현실인가? 에 대한 세대를 넘어서는, 그러나 현실적인 물음이다.

차현욱은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며 올해 갓 졸업한 신진작가이다. 그러나 차현욱이 작업에 임하는 내용과 스타일은 너무 진지하고 솔직하다. '그려서 새긴 이야기'라는 테마로 작업을 하는 것은 단순하게 그가 배운 지필묵과 동양사상의 기본을 계속 익히고자함인 동시에 갖가지 테크놀러지에 함몰되어있는 일상에서 벗어나 대자연의 품을 그리워하는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보호 본능이 결합된 듯하다. 차현욱은 앞으로 자신의 작업 방향에 대해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풍경을 그리기 보다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울림을 그리면서 기본에 충실한 감성을 품고 싶다고 한다.

이번 전시 주제는 'Point to Point'이다. 메시지를 발신하는 측과 수신하는 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건강한 소통이 가능하다. 작가들이 어떤 메시지를 발신하는지 관람객들이 어떻게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는지 서로 주의 깊게 관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대구예술발전소 실험적예술프로젝트2에 참여한 아트스페이스펄 '포인트 투 포인트'전시와 함께 젊은 작가들 각각의 포지션과 방향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지난 겨울 작가콜로키엄과 수성아트피아에서 주관한 '예술가들의 애장품전' 기금을 수상한 김옥렬(미술평론분야) 대표의 상금으로 후원하면서 좀 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글/정명주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