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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이원기 Wongi Lee_Landscape, Graphite on canvas, 122x170cm, 2016
  • O%5, Young Artist Project
  • 2016. 5. 11 wed ~ 6. 10 fri
    artist talk_2016. 5. 25 wed, 7pm
  • 남채은 Chaeeun Nam, 이원기 wongi Lee

아트스페이스펄의 신진작가프로젝트 영프로는 다섯 번째 에피소드에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채은, 이원기 작가를 초대하였다. 이들은 우리가 겪고 있는 감정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며, 이번 전시에서 ‘유명인의 초상’과 ‘행위의 기록’을 시각화한다. 그래서 영프로 다섯 번째 이야기를 통해서 개인 혹은 사회적 ‘기억’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남채은은 개인이나 사회적 기억이 감정의 상황적인 흐름에 의해 지워지거나 새롭게 덧붙여지는 과정을 비누거품을 통해 시각화한다. 그는 유명인사의 비누조각 초상이 거품을 내며 녹아내리는 방식으로 인물화를 그린다. 그의 인물초상은 개인일 경우 유명인사를 모티프로 하지만, 집단 인물화의 경우에는 익명의 사람들로 구성한다. 이렇게 남채은의 비누조각 초상은 개인 혹은 사회로부터 점점 사라져 가는 기억, 그 과정에서 왜곡되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물리적이거나 심리적인 작용에 의해 형태가 변해가는 한 순간에 대한 은유적인 초상이다. 이러한 초상이미지는 가족과 친구, 개인과 사회가 공유하는 경험들이 중첩되면서 사라지거나 전혀 다른 기억으로 변화될 수 있는 것에 대한 작가 개인의 생각에 대한 회화적 표현이기도 하다.
그 어떤 기억도 결국은 시간이라는 흐름 속에 사라져 가겠지만, 남채은의 초상화에서 주목하게 되는 것은 비누거품이다. 그것은 사라져가는 것과 새롭게 만들어 지는 기억의 저편과 이편의 관계 혹은 지나간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경계로 거품이미지를 설정하고 있다. 이처럼 거품이미지는 기억에 대한 관계와 경계라는 시‧공간적 의미가 담기는 장소가 된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기억이 있고 또 잊고 싶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개인 혹은 사회의 기억은 사라져 가는 것과 새로운 경험들이 섞여 서로를 담금질한다. 남채은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초상은 먼지처럼 쌓여가는 것 그리고 그것을 씻어내는 과정처럼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기억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나는 시간과 기억의 거울일 것이다.

남채은 Chaeen Nam
Julie & Julia, Oil on canvas
193.9x97cm,2016
남채은 Chaeen Nam
안중근, Oil on canvas
27.3x41cm,2016
남채은 Chaeen Nam
Abraham Lincoln, Oil on canvas
116.8×72.7cm,2016
영프로5 이원기, 남채은_Exhibition view
이원기 Wongi Lee, Windscape, Graphite on canvas, 122x170cm, 2016
이원기 Wongi Lee, Windscape, Charcoal on canvas, 42x42cm, 2016

이원기는 다양한 재료를 탐구하며 회화, 설치, 공공프로젝트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근작인 선인장을 모티브로 한 화려한 칼라의 작품을 뒤로하고 목탄과 흑연을 이용한 흑백 드로잉 작업을 전시한다. 이 작업은 2010-12년에 시리즈의 한 부분으로 다소 어둡고 불분명한 내면의 풍경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다시 흑백의 연작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간에 먹색을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색채의 사용과 오브제와 설치작을 하면서 화려한 외침에 대한 반대급부로 재료나 색채의 실험에서 탈피하여 감정의 흐름에 집중하기위한 시도가 아닐까.

그는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행위의 기록’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작가의 ‘행위의 기록’은 무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행위를 하는 과정에 대한 ‘의식의 흐름’을 담는 것이다. 그 의식의 흐름이란, 작거나 큰 백색의 평면 앞에서 붓질을 하는 몸과 팔 그리고 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이고, 종이나 캔버스라는 지지대의 크기에 따라 신체행위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지지대를 의식하는 심리적인 요소가 신체행위로 전달되어 붓에 가하는 힘과 속도 그리고 떨림이 된다. 그 과정이 지나고 나서 발견하는 ‘행위의 기록’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고 새롭게 발견하는 이미지가 이원기의 "Wind-scape" 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행위의 기록’은 이전의 매체실험에 대한 색채와 다양성의 갈망들이 목탄이나 흑연만으로 그 자신의 행위과정에 대한 객관화를 시도하는 원초적 회귀에 대한 갈망이다.(아트스페이스펄 정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