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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A Vernissage for New Run
  • 2016.10.11tue ~ 10.30sun
  • Performance_Geonye Kim, Oksoon Seo

아트스페이스펄은 2009년부터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진 등 현대인의 삶이 투영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7년 동안 활동했던 성당동시대에서 올해 10월 부터는 남산동 시대를 새롭게 열어 가고자 합니다. 초심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낯선 공간에는 7년간 활동했던 작가들의 목소리를 전시합니다. 이 전시는 새로운 공간, 거칠고 텅 빈 공간에 창작을 위한 생각을 말로 풀어낸 작가들의 목소리가 담겨있습니다.

‘목소리’로 가득채운 전시인 ‘The Voice’가 갖는 의미는 미술이 갖는 시지각적인 요소에 가려진 목소리가 하얀 벽면에 그 어떤 그림도 없이 텅 빈 공간을 ‘목소리’로 채워 듣는 것으로 향하게 하는 것입니다. 적막한 시선 그러나 누군가의 목소리로 가득 찬 공간 속에서 불현 듯 감각의 주파수를 시각보다 청각에 집중하게 합니다. 그리고 귀로 들으며 눈으로 마주하는 하얗게 칠해진 벽과 거친 건물의 벽 사이에서 나를 발견하는 장소가 됩니다. 아트스페이스 펄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첫 전시인 ‘The Voice’는 새로운 공간에서 그림을 보는 것 아닌 그림을 만드는 사람을 그리고 나를 보게 하는 전시입니다. 또한 그림을 만드는 사람인 예술가에게는 낯선 공간, 미완의 공간에 그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통해 상상을 창작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시공간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입니다.

퍼포먼스_김건예, 서옥순

작가들은 ‘전시’를 하기 위해서 전시가 되는 장소와 그 공간이 주는 인상을 충분히 고려하고 나서 자신의 작품을 그 공간에 담아 전시를 합니다. ‘The Voice’는 작가들이 전시를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작품이 만들어 져서 전시가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창작물이 아니라, 창작을 위한 과정과 결과에 대한 독백이나 대화가 담긴 소리만이 전시 공간의 벽, 바닥, 천장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아트스페이스펄의 새로운 공간의 첫 출발은 ‘The Voice’를 통해 ‘가득하게 텅 빈 곳’에 서서 그 목소리를 듣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작품이 되는 것입니다.

‘The Voice’는 펄이 이사를 하고 난 후 첫 전시이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비전은 텅 빈 공간에서 발견하는 ‘감상의 자리’입니다. 감상의 자리는 창작을 하는 사람 역시 가장 중요하게 보고 느끼는 자리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상의 자리’는 창작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기도 합니다. 좋은 감상이 전제될 때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좋은 감상은 작품의 표면을 훑으며 선입견의 지시에 따라 입고 생각했던 시지각적 탐색을 벗고, ‘텅 빈 공간’을 채우는 목소리를 들으며 내재된 울림을 몸으로 느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의미입니다.

New Space

따라서 아트스페이스펄의 첫 전시인 ‘The Voice’는 화이트 큐브(백색입방체)라는 전시 공간이 몸은 없고 눈과 정신만 있는 문화적 망각의 지대(Limbo, 지옥과 천국 사이에 있는 연옥)가 아닌, ‘몸의 재탄생’을 위한 자각의 장소라는 의미를 담고자 합니다. 7년간의 펄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점은 부재라는 자각이 생기거나 혹은 나로 가득한 나를 비울 때만이 세계를 향해 무한히 열린 상태로 그 무엇을 채우거나 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를 비우고 다른 것을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속에 감추어진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사를 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아트스페이스펄의 첫 전시, 텅 빈 공간에서 나를 발견하는 시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펄 대표 김옥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