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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빙허(憑虛)의 공간
  • 2016.11.15tue ~ 11.27sun
  • Performance_Jihye Kim, Yongwan Seo
  • 권은실, 김백기, 김유리, 김지혜, 백장미, 서영완
    엄윤숙, 오영지, 이도훈, 정호재, 차현욱

아트스페이스펄의 썰전은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그룹과 함께 대안적 방향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방식을 토론하고, 동시에 그 과정과 결과를 아카이브로 전시하는 기획이다. 지난 2015년 썰전은 대구에서 활동하는 프로젝트그룹 썬데이페이퍼, 원네스, 로컬포스트와 함께 그룹 활동의 의미 그리고 지역예술가들의 자생력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시와 토론이 있었다.

이번 2016년 썰전은 동시대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원예술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자 한다. 현재 다원예술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지속적인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다원화된 현대문화적 현상, 멀티(multi- 여러)에서 인터(inter- 상호간의)로 확장된 개념의 다원예술(Interdisciplinary Arts)은 주체가 아닌 객체간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에 좀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그래서 예술가, 관객, 기획자 등 서로간의 협업과 소통을 중요시하며 장르뿐 아니라 형식 및 공간의 개념을 확장하는 것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퍼포먼스_정호재
퍼포먼스_김백기

이번 ‘썰전-2’는 다원주의적인 문화 속에서 예술가의 활동이 갖는 의미를 확장해 문학, 음악, 미술 등 장르 간 크로스오버를 통한 미적 연대를 실천해 나가는 다원예술그룹인 ‘원네스’가 어떤 예술적 의미를 생산하는가에 대한 조명이다. 다장르의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와 토론 그리고 공연으로 진행된 ‘빙허의 공간(Lean against the air)’은 원네스의 "현진건프로젝트-지금, 여기, 우리"에 담겨있다. 아트스페이스펄에서 전시되는 “빙허의 공간”은 원네스가 보여주었던 공연을 시각적 방식으로 풀어보는 아카이브전과 지역예술가들이 다원예술 활동에 대해 갖는 생각들을 나누는 토크테이블로 나누어 진행하고자 한다.

빙허(憑虛)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현진건의 호이다. ‘허공에 의지하다’ 혹은 ‘비어있는 것에 마음을 두다’ 는 뜻인 빙허는 마치 나약한 사회에서 지식인으로써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던 시대적 암울함을 상징하는 듯하다. 빙허의 대표적 단편인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빈처’, ‘불’,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은 1920년대 전후 사회현상과 부조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의 단편들이 백 년을 넘어가는 지금의 현실에서도 낯설지 않다는 점은 아이러니이다.

아카이브 전시의 형식을 띄고 있는 ‘빙허의 공간’은 청년 현진건 즉 나/예술가의 공간이다. 이 임의적 공간은 스스로에 의지하며 활동하는 지역예술가들의 현재를 투영시킨 방이다. 다원예술공연기획자 김지혜는 “기존 고정관념과 틀을 깨려는 실험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의지로 장르와 장르가 서로 융합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지역의 근대문학가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도 앞선 예술가를 통해 현재의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판소리_오영지, 가야금_엄윤숙

"현진건프로젝트-지금, 여기, 우리"는 11명의 예술가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현진건의 소설 을 멋진 곡으로 창작해낸 김유리-운수 좋은 날, 권은실-불, 이도훈-빈처, 그들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오영지(판소리), 엄윤숙(가야금), 김지혜(바이올린)는 서로의 소리로 하나가 되어 예술적 울림의 공간을 탄생시켰다. 청년배우 정호재의 마임과 실험예술가 김백기의 퍼포먼스는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몸짓으로 풀어내며 장르와 시간의 벽을 허물고 ‘지금, 여기, 우리’가 되었다. 사운드아티스트 서영완은 다양한 소리들의 채집과 혼합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공간과 호흡하는 섬세한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미술작가 백장미와 차현욱은 근대와 현대에 사는 예술가들의 불안과 시대적 우울을 무대로 끌어들여 시각적 의미를 부각시켰다. 이 작품은 한울림 소극장에서 단 한번의 공연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 이야기들을 담는 아카이브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과정과 결과를 볼 수 있는 전시를 펼친다. 썰전 2 ‘빙허의 공간’은 현진건프로젝트와 참여예술가들의 작품을 매개로 하여 다원예술에 대한 논의와 지역예술가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장르와 장르간의 만남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 나갈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지금 여기 우리’의 메아리를 담는다. (정명주 아트스페이스펄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