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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Young Artists Presentation_2017
  • Young Artist Project/0%6
  • 2017. 12. 13 wed ~ 2018. 1. 7 sun
  • 박소현 Sohyun Park, 진종환 Jonghwan Jin

영프로 식스(0%6)

 

아스트스페이스펄은 영프로(O%, 신진작가육성프로젝트)를 2010년부터 비정기적으로 시작하였다. 그동안 15명의 작가들이 함께 하였고 그 중 몇몇은 현재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진작가의 장점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 젊은 정신에 바탕을 둔 실험성과 작업에 대한 열정이다. 단점은 불확실성을 담보한 현실적 삶과 미래에 대한 비전의 부재일 것이다. 그래서 펄의 영프로는 작업의 결과보다는 그 과정과 작가의 태도에 중요성을 부여한다. 영프로 6번째 작가들은 공모과정을 거쳐서 선정되었다. 여러 명의 지원자들 중에서 박소현과 진종환은 각자 작업에 대한 고민과 풀어가는 방식에서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다. 박소현은 청소년시절과 대학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겪었던 다문화에 대한 시각을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풀어내고 있었고, 진종환은 자신의 감정과 색의 이미지 사이에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마주한 듯 고민하고 있었다. 여섯 번째 영프로는 이 두 젊은이들과 함께 수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작업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었다.

박소현은 청소년시절을 베트남에서 보내고 미국 시카고인스티튜트에서 패션학부를 졸업(2011)하였다. 작가는 10여년을 낯선 곳에서 보냈고 다시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이방인처럼 되어버린 자신에 대해 궁금증이 발생했다. 무엇이 사라진 것인지 또는 변형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음식그림 시리즈를 보면 변형되거나 사라진 것을 찾아 헤매고 메꾸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음식그림은 독특하게도 식욕을 자극하는 색이 쏙 빠져있고 모양만 남아있다. 이렇게 흑백 음식시리즈가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었다면 ‘89’시리즈는 할아버지를 기억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89세를 일기로 돌아가신 작가의 할아버지는 기억이 사라지는 알츠하이머를 앓았다. 종이에 검은색을 칠하고 흰색 쵸크로 할아버지와 나누었던 정다운 기억을 써내려간 것은 어쩌면 사라진 자신의 정체성을 고집스럽게 찾아내고 싶은 욕망과 혼재되었을지 모른다. 이번에 전시되는 ‘그그그’시리즈는 직접 뜨개질하여 짠 글자작업이다.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정성스럽게 자수로 글을 쓴 것은 89년 중 30년을 작가와 가족으로 지낸 할아버지와 30년 할아버지와 가족으로 지낸 작가의 시간이 겹쳐지는 마지막 기록물이다. ‘0’시리즈는 종이에 연필로 한 작업이다. 작가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드로잉을 시작 했다고 한다. 마치 일기를 쓰듯이 하루하루 자신의 존재를 기억하고 그날의 느낌을 채워 넣는다. ‘5’시리즈는 종이를 구겨서 행위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이다. 할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표현으로 사라진 1을 기억한다. 이렇게 박소현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기억 속에 붙잡아 두는 작업을 한다.

Jonghwan Jin_Exhibition view_2017
Jonghwan Jin_Day is done_Oil on canvas_194x130cm_2016
Exhibition view
Sohyun Park_Drawing_Pencil on paper_2017
Sohyun Park_5_Installation view 2017
Installation view_2017
Sohyun Park_그그그_편물에 자수_28X22cm_2017

진종환은 영남대학교에서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의 고민은 색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부드럽고 온화한 색이 주는 느낌과 붓으로 캔버스를 살살 어루만지듯 작업을 한다. 그는 “주변 청년들을 보면 새로운 삶이나 방식을 선택하기보다 어떤 짜여 진 코스대로만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런 보편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를 느끼고 싶었다. 특정한 대상과 명확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라고 생각하며 작업의 액션을 강하게 하기보다 오히려 부드럽게 경계의 모호함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에는 매 순간의 감성을 기록하고 감정의 변화를 화면에 담은 120호 ‘Day is done’과 15센치 정방형의 ‘밤바다의 조각들’ 그리고 색으로 드로잉한 작품이 전시된다,.

박소현과 진종환 작가는 서로 다른 시각의 작업을 보여주고 있지만, 자신과 밀착된 감정을 기록하고 그 변화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 어쩌면 이 두 작가는 기성세대가 간과하고 있는 것과 현재 젊은이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드러내고 있지는 않을까. 이 전시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섬세한 감성에 마음을 기울여 보기 바란다.(정명주/아트스페이스펄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