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8.23tue ~ 8.28sun
권오인 이지영 HODORI 정호진 김영삼 최부윤
권오인 Kwon Owen 2001년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시절 처음 작업을 시작하여 2004년 개인전에서 처음 보여주었던 allegorille 작업이 벌써 10년이 되었다. 2010년 개인전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 동안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뉴스 등을 통해 보아온 오늘의 모습들 속에서 새로운 질문을 찾았는데, 그러던 중 수 십, 수 백 만 마리의 가축들이 산 매장 되고 쓰나미와 원전 사고로 인해 사람들이 몇 만 명씩 죽어나가는 뉴스들을 접하면서 느꼈던 두려움들과 경각심들을, 시간의 흐름과 새로운 뉴스들로 인해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무엇을 잃고 있나”라는 질문던지기로 결정을 하였다. 사회를 살아가는 속에서 “왜?”라는 의문 없이 무작정 믿고 따라가는 것들이 얼마나 많고 잘못 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무관심으로 지나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옳고 그름의 기준을 세우지 못하고 그냥 내가 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무책임한 믿음 속에서 우리가 잃고 있는 것들 역시 얼마나 많을까?
이지영 Ji-Young Rhee 나는 나의 작업에서 공간이라는 주제에 접근하여 대상(object)들이 있는 공간을 보여준다. 이번 작업에서는 공간에서의 건축물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이전의 작업과는 달리 미미한 정보만을 남긴 체 점차 현실에서 유리되어 보이는 공간에서의 건축물은 간간히 등장하는 생물체인 풀과 다시 조화를 이루고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이질적인 느낌을 보인다. 이들은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과 그림자의 형과 색은 전혀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낸다. 나는 그런 순간들을 기록하여 펼쳐 보인다.
HODORI의 유혹의 빛과 그림자 호도리(HODORI)는 “나의 작업은 정형화되지 않는 현대미술에서 꼴라쥬를 활용한 방법적 요소를 회화적 요소와 결합해 가는 것이다.”라고 한다. 이처럼 호도리는 상업적 표상 속에 갇힌 현대 혹은 현대인의 모습을 정형화된 이미지를 잘라내 겹치거나 펼쳐놓는다. 대중적 이미지를 통한 펼침 혹은 단절이라는 그의 방식은 회화적인 텍스츄어를 통해 유보된 욕망이라는 의미를 생산해 낸다. 그의 대중적 아이콘이 갖는 이미지의 방법적 차용은 잘라낸 이미지가 회화적 욕망에 포섭되어 이질적인 관계들이 중첩되면서, 그 사이의 틈새는 이상과 현실간의 괴리 혹은 소외가 자리하게 된다. 이 작가의 손을 거쳐 박제화 되는, 이 중첩된 욕망은 이미지와 물성이 갖는 차이를 통해 캔버스의 틀 속에서 밀착되거나 또 부유하면서 떠도는 유혹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이 그림자 속에는 마치 유혹의 빛과 그림자가 동행하는 장소가 아닐까. (김옥렬)
정호진 Ho-Jin Jung 사물에 입체감을 주는 것도, 색감을 더하고 빼는 것도 빛이다. 빛의 많고 적음, 흡수와 반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빛을 표현하기 위해 빛을 더하는 것은 바다색을 쓰기 위해 바닷물을 붓에 수없이 찍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빛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 넣어야 할 것은 어두움, 적절한 ‘가리기’이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빛에 반응을 했기 때문이다. 빛이 있고 없음으로 그림이 켜지고 꺼진다. 그림의 색은 빛의 가감을 조절하기 위한 필터이다.
김영삼 Young-sam Kim “나에게 있어서 회화란 질료와 행위를 통해 분화되고 파편화 된 감성의 경험을 시각화 하는 일종의 기록이다.” 경험을 시각화 한다는 김영삼의 작업은 경험과 시각화의 간격 속에서 시각적 유혹, 삶과 사랑에 대한 파편화된 유혹을 온몸으로 노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죽음(해골)을 통해 삶을 강하게 열망하는 사랑에 대한 노래는 죽음에 대한 역설 즉 삶의 찬가이자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유혹의 파편들이다.(김옥렬)
최 부 윤 Choi, Booyun 나는 So Hot! 이라는 타이틀로 우리들의 의식 속에서 완벽한 미의 전형이 되어버린 여러 조각품들, 미로의 <비너스> 혹은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 그리고 보티첼리의<비너스 탄생>에 총천연색의 속옷과 유행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떤 것은 시각적으로 불편하기도 하다. 그 원형들이 가지고 있는 고귀한 오리지널리티에 인공적인 형태와 원색의 강한 대조로 석고상의 순수함을 의도적으로 더럽히고, 모욕한다. 특히 보티첼리의 비너스 탄생은 이시대의 미의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소녀시대의 아홉 멤버로 형상화 했다. 나는 동시대를 지배하는 ‘미’의 속성을 통찰함으로써 현대사회가 부딪히고 있는 문화 현실의 실체, 즉 “미”(Beauty)를 ‘고전조각과의 접목’을 통해 우리 시대에 적용되는 미(美)의 기준, 혹은 고전주의와 현대적 트렌드가 만나는 접점을 보여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