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민 작가는 의식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지나가는 풍경이 어느 날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고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와 흐르는 강물은 나와 함께 산책하듯 그날의 바람, 공기, 온도, 빛, 소리가 온몸에 받아들여지고, 평범했던 산책로는 어느새 어떤 정서적 공간이자 회화적 장면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풍경을 수집하고 작업실로 돌아와 캔버스에 그릴 때면 마치 그날의 바람이 풍경을 그리고 사라지게 하는 듯 회화의 붓질과 물성은 캔버스 위에서 그려지고 지워지며, 때론 물감이 뒤엉켜 흘러내리고 겹쳐지면서 그날의 풍경이 흔적으로 남겨졌다.” 이처럼 신준민의 풍경은 웅장한 경관이나 역동성보다 섬세한 감성 표현에 집중한다. 그날 우연히 마주한 풍경이 스스로 그림이 된 것처럼, 작가는 산책길에서 그림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