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드로잉(Algorithm Drawing) : AI기술 발전과 인간에 대한 탐구
개인의 경험과 삶이 작품에 투영되는 것을 이은욱의 작품 ‘알고리즘 드로잉’ 시리즈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의 능력에 많은 위기의식을 가져온 AI에 대한 작가의 인식과 게임작가들과의 협업이 작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작가에게 중요한 상징인 ‘단안의 눈(single eye)’은 작가 몸의 일부로 외부 세계인 우주와의 창, 주관성의 어두운 큰 구멍hole을 의미한다. 세밀한 선과 면들 사이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미로들은 몸의 광학기관들과 연계하여 작업 표면에 블랙홀들을 생성하면서 중력을 넘어 무한 깊이로 관객을 안내한다. “정의되지 않은 행성간의 알고리즘(Undefined Interstellar Algorithm, 2019)”시리즈 작품에서 타인의 존재는 시간과 공간이 초월되면서 다양한 층으로 나타난다. 컴퓨터 이외 창작가의 역할에 고민을 하는 작가는 알고리즘 드로잉을 통해 인간 창작의 영역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자인 아흐메드 예가말(Ahmed Elgammal)은 명시적으로 자신들은 기계가 새롭고, 창의적(creativity)이고, 흥미로운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방식을 찾고자 한다고 하였다. 런던 대학교 과학철학과 명예교수 아서 밀러(Arthur I, Miller, 1930~)역시 인간처럼 창의성을 가질 수 있으며, 따라서 이 기반으로 예술 창작 역시 가능할 것임을, 혹은 어쩌면 그 시작에 와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인공지능의 그림은 그림 속 형상의 일부 혹은 전부가 왜곡되거나, 또는 형상을 아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구상적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그림은 인간의 추상적이고 비구상적인 현대미술과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인간의 현대미술에 나타나는 추상적인 요소들은 예술가 개인의 스타일 혹은 즉흥적인 행위의 결과처럼 개별적인 현상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