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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섭의 이번 <보이지 않는 소리>전은 비 촉각적이고 비 시각적인 소리를 시·촉각적 감각의 시각화로 드로잉을 통해 감각적 확장을 시도했다. “이번전시 드로잉 12점 <noise1>에서 <noise12>는 ‘소음’ 혹은 ‘소리’의 청각적 기호를 시각화한 것이다.
<noise9>, <noise10>, <noise11>은 전시영상의 부분이미지를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인간의 신체기관이 호흡하는 동안 고주파의 소음이 발생하지만 듣지 못하는 신체의 경계점을 이미지로 보여준다. 드로잉이 <noise5>, <noise6>, <noise8>이다. <noise12>는 영상사운드 편집을 통해 시각적 이미지로 만들었다. <noise1>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심장을 드로잉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생명의 소리와 스피커의 소리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생각을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한 이번 전시에서 드로잉은 신체의 부분 이미지와 기계장치를 통한 사운드가 결합하는 방식이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을 둘러싼 자연의 수많은 생명의 박동 속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변화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자연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소리는 비시각적이지만 생명의 감각기관 중 일차적 방어기제로 작동하는 감각기관이다. 그것은 방어기제가 작동하지 않는 ‘백색소음’이 가능한 이유일 것이다.
심장의 박동이 멈추면 시각도 청각도 멈춘다. 어쩌면 도시의 소음이 사라지는 순간 도시의 모든 기능도 멈춘다. 심장이 생명을 상징하는 것이 듯 도시의 소음 역시 도시의 활력을 상징한다. 인간도 도시도 개인적인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다수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만큼의 ‘소음’이란 어디쯤일까. 도시인의 삶은 한낮의 12시와 한밤의 12시 사이에서 느끼는 소음의 차이만큼이나 다양한 삶들이다. 이 삶은 자연과 도시, 몸과 건축 사이에서 보는 청각, 듣는 시각 사이를 호흡하는 보고 보이는 생명의 소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