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련의 <선거의 피부>는 대통령 선거 홍보를 위해 뿌려졌던 포스터 수 십장이 겹쳐진 두툼한 무게를 갈아서 사라지는 것을 드러내고, 제3의 눈으로 시각적 효과를 통한 이쪽저쪽의 선입견을 벗겨낸다. 이러한 시도가 갖는 의미는 눈으로 보고 감각하는 것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착시와 착각의 방식이 주는 비현실적 괴리감을 일깨우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과 다수의 관계가 가진 적지 않은 양과 무게를 깎아낸 흐릿한 흔적은 현실외면의 박제화다. 이 작업에서 드러나는 것은 눈에 익숙하거나 선명한 형상은 없다. 그러나 그 형상들이 깎이고 깎여 비로소 보이는 것은 창작의 빛 속에서 건져 올린 잔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