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는 단지 눈속임 그림만이 아닌 다빈치라는 천재화가의 유명세와 그에 따른 역사적 스토리가 결합되면서 초상화의 상징이 되었다. 이후 ‘생생한 재현’의 사실적인 회화에 현실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미술이 빛으로 그리는 그림인 사진, 즉 다게레오타입 은판(silvered plate)사진의 탄생은 ‘열린 창문’의 역할을 하던 미술에도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19세기 중반 사진기 발명 이후 붓으로 그린 화가의 그림을 사진이 대신하면서 시작된 변화였다.
사진은 회화의 변화를 가속화 시켰다. 이런 배경 속에서 탄생한 미술이 인상주의 회화였다. 이 변화를 향해 화가들은 이젤과 물감박스를 들고 야외로 나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빛을 화폭에 담았다. 그 빛의 변화만큼 회화는 새로운 미술의 시대를 열었다. 그것은 삶과 풍경을 보는 화가들의 시선과 그 시선에 따른 그림의 변화였다. 자연의 빛 속에서 보는 나무도 건물도 거리의 인물도 햇살 속에 녹아들듯 화가의 붓은 시시각각 빛의 변화를 색으로 포착하면서 캔버스 위에는 형과 색이 품은 빛으로 지각변동이 시작 되었다.
이 지각변동 이후 미술가들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현실을 다양한 주제와 기법으로 상상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길로 향했다. 21세기 첨단과학의 시대인 지금의 미술은 디지털아트로 현실보다 더 생생하고 현란한 색과 빛으로 상상을 시각화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대인의 삶에서 필수품이 된 개인용 휴대폰에 내장된 카메라의 눈은 언제 어디서나 순간포착이 가능하다. 고화질로 저장된 이미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공유가 일상인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이미지 과잉시대에 미술을 통한 ‘회화의 지평’이란 무엇인지, 이 첨단과학의 시대에 여전히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어떤 의미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 의미망 속에서 미술의 눈이 보고 감각한 회화적 감성이 담긴 <회화의 지평>전을 열어 놓는다. 이 전시에 참여한 3인의 화가인 강민영, 권기철, 정태경의 회화적 감성이 보고 느낀 그림을 통해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