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운의 두 개의 의자_대화_뜬 구름 없는

신기운의 두 개의 의자_대화_뜬 구름 없는

Shin Kiwoun Solo Show

Two chairs_Dialogue _without Floating Cloud

신기운의 기억의 재현 ‘커피와 미술, 그 향과 맛’

글/ 김옥렬(현대미술연구소 대표)

인터뷰 작가 신기운 & 평론가 김옥렬

이번전시는 기존의 전시와 감상의 방식을 탈피해 작가와 직접 만나 맛과 향을 통해 미적 정서를 체화하는 전시이다. 이를 위해 전시방식은 커피 원두를 작가가 직접 볶고 갈아서 핸드드립커피의 향과 맛 그리고 디지털 영상과 스틸작품의 맛과 향이 결합된 오감만족을 지향한다. 감성충전을 위한 이번 전시는 커피의 맛과 향이 시각예술의 맛과 향으로 감성소통을 위한 장이다.

 

기억의 재현전시작의 구성

영상 여섯 작품 디지털영상 제어 기술을 통한 가상 컴퓨터 그래픽

영상과 스틸 컷 이미지 기억과 추억, 시간과 공간, 형과 색으로 만든 풍경

어디서 본 듯한 이미지 기억의 재현은 실제와 가상의 관계설정, 디지털 영상 이미지, 풍경을 만든 작가와 그 풍경을 감상하는 개인의 기억과 추억을 오버랩, 감상의 눈과 마음이 만나 커피와 미술의 향기를 맛보는 전시.

 

리얼리티 테스트_밴치가 없다_디지털프린트_2023

신기운의 커피와 미술, 그 맛과 향

신기운의 이번전시는 21세기 AI시대에 디지털아트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역설 속에서 소통을 위한 시지각적 감각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존의 전시와 달리 시각미술과 커피의 맛과 향을 더해 시각, 미각, 후각 작용을 일깨우는 전시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디지털아트 요리사가 되어 직접 맛과 향을 선택해 볶고 갈아서 내린 커피의 맛과 향에 디지털아트의 맛과 향으로 녹아들어 창작과 감상의 선순환을 위한 대화(dialog)를 시도한다.

 

기억의 재현과 오감작용

  1. 상호소통을 위해 작가는 관객의 생각을 듣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관점에 다가서기.
  2. 작가와 관객의 자유로운 대화로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어색하고 서먹한 분위기 깨기)으로 커피와 미술, 그 향과 맛에 관한 반응표출.
  3. 작가가 직접내린 커피 향과 맛을 통해 작품구상이나 내용에 관한 대화로 미술의 맛과 향으로 오감풍미.
  4. 미각과 시각 등 오감의 관심도에 따른 이해 방식과 공감 가능한 지점에서 대화하기.
  5. 창작과 감상의 소통과 순환의 공감미술로 맛과 향을 품고 미술로 거듭나기.

 

리얼리티 테스트_그 깃발은 없다_take2
리얼리티 테스트_그 깃발은 없다_take2_부분

기억의 재현 디지털 영상예술

이번 전시가 갖는 의미는 전시 현장에서 창작과 감상의 선순환을 위한 소통방식으로 대화를 통해 기억과 감각을 공유하고 체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작가도 관람객도 서로 한 발 두발 다가서 마주보며 시각(미술)과 미각과 후각(커피)으로 감각 소통을 하는 것이다. 일종의 결과물을 보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기억의 재현’을 통해 현재라는 시간에서 순환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신기운의 ‘기억의 재현’에 소환되는 영상은 상상을 시각적 효과로 만드는 최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인 게임엔진(GameEngine) 기술로 만든 작품이다.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램은 게임의 주인공 캐릭터의 생김새와 동작을 세팅하고, 배경 만드는 프로그램의 기능을 활용해 자연환경이나 도시, 미래의 상상 속 배경을 만들고, 노르웨이 시골에서 본듯한 작은 항구나 비슷하게 생긴 호숫가를 만들어 가상의 풍경을 만든다. 이러한 기술은 풍경을 붓으로 그리 듯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눈앞의 현실처럼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신기운의 영상작은 실제와 가상이 혼합된 어디서 본 듯한 이미지와 상상이 결합되어 완성되는 작품이다.

경험적 실제와 상상이 결합되는 작가의 영상은 실재하는 풍경을 촬영한 사진 이미지와 기억 속의 이미지를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로 그린 풍경이다. 이를테면 노르웨이에서 봤던 기억의 풍경을 가상이미지와 결합해 기억을 재현하는 것이다. 영상배경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 성능이 좋으면 이미지의 밀도를 높일 수 있지만 PC로도 가능한 수준이다. 신기운 작가의 영상작업은 컴퓨터를 기술적으로 제어해 시간과 이미지의 양과 색등 바다의 출렁임과 비와 바람에 천둥까지 재현한 영상이다.

리얼리티 테스트_그 의자는 없다_take12_2023
리얼리티 테스트_문은 없다 03

작가는 붓으로 풍경을 그리 듯 영상으로 기억과 현실의 풍경을 재현한다. 이러한 영상으로 그린 그림은 경험의 밀도와 상상력에 따라 완성도가 높아진다. 음악처럼 연주하듯 그릴 수 있는 기술에 작가의 예술적 감각이 더해질 때 아름다운 영상미가 탄생한다. 이렇듯 영상이미지가 예술이 되는 것은 미적인 체험과 기술과 지식이 차곡차곡 쌓일 때 영상예술을 통한 창작을 구현할 수 있다.

오늘날 디지털 기반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할수록 인문학과 예술적 경험이 보다 더 요구되고 있다. 기본적인 교육이 탄탄하게 쌓이지 않으면 숙련된 기술이 있더라도 예술창작으로 연결해 가기가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예술에 대한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것은 직·간접적인 경험을 체화해 가는 것이다.

신기운작가의 이번 전시 ‘기억의 재현’에서 바다나 하늘 그리고 자연의 여러 가지 현상들을 불러와 하나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은 작가적 시각을 구현하는 예술적 역량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작가는 색이나 구름의 속도나 바다의 일렁임 등 풍경의 신비감과 기억 속 풍경을 디테일한 부분까지 조절해 어디서 본 듯한 낯선 풍경으로 시지각적 경험에 심리적인 효과를 더해 영상작업을 한다.

영상작업에 있어서 주어진 재료가 다양해도 그것을 다루는 요리사의 수준과 손맛에 따라 맛의 차이가 생기는 것처럼, 예술적 완성도를 위한 영상기법이 예술적 비전에 녹아들 수 있을 만큼의 기술적인 완성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요리사는 미각이 중요한 것처럼, 디지털영상 예술가는 안목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신기운 작가가 디지털 영상으로 그린 풍경에서 경험적 실제와 인공적인 풍경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 예술적 체험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만의 시지각적 의미는 뭘까?

작가는 “나의 경우 디지털영상을 통한 예술승화의 지점은 삶의 공간에서 경험하고 체화된 기억들을 미술이라는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머릿속에서 이미지가 떠오르면 카메라 들고 나가 이미지를 담고자 했다. 지금은 컴퓨터에 앉아서 이미지를 수집하고 아날로그 사진이 구현했던 것과 차원이 다른 방식에서 디지털기반의 기술을 활용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체화된 것, 아날로그 정서에 축적되었던 정서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동시대적 감각을 예술로 완성하는 것이다.

디지털 아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그림을 잘 그려야지 포토샵이나 디지털 영상도 잘 그릴 수 있다. 공간감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풍경의 전후좌우 형상의 비례와 구도 등 2차원의 평면성과 3차원의 공간성 나아가 다차원의 공간을 다루면서 이미지를 다루는 기본적인 실력이 갖추어 질 때 디지털아트의 공간구성이나 이미지의 비례와 조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그렇기에 컴퓨터의 툴을 다루는 기술에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있을 때 좋은 영상 디지털 작품도 가능하다.”(작가 인터뷰)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기억은 살아가면서 익히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수용기능이고, 추억은 향수처럼 인간의 정서적인 그리움이다. 마치 사람마다 향기가 다른 것과 같다. 그래서 추억은 개인의 감성의 깊이만큼 상상력을 발휘해 문학은 시나 소설로 미술은 시각적 이미지로 저마다의 향기를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커피콩을 선택해 볶고 갈아서 적당한 온도로 핸드드립을 한 커피의 맛과 향기 속에서 미술 맛과 향기를 ‘대화’를 통해 감각하는 시간이다. 이러한 시도는 커피를 뽑는 과정에서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디지털 아트라는 미술의 맛 역시 손맛의 차이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코(향기)와 입(미각) 그리고 눈(시각미술)으로 보는 오감생태를 직관적인 육감에서 칠감이라고 할 수 있는 통찰로 승화해 가고자 하는 전시다.

리얼리티 테스트_나무가 없다_take-C06_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