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예 개인전 – 그리드(Grid), 다층적 의미의 관계망
휴식,color pen on acrylic panel(3rayers),25x28x7cm,2010

김건예 개인전 – 그리드(Grid), 다층적 의미의 관계망

2010.5.12wed ~ 6.12sat
김건예

휴식,color pen on acrylic panel(3rayers),25x28x7cm,2010

(김옥렬/현대미술연구소&아트스페이스펄 디렉터) 아트스페이스 펄의 초대로 이번에 아홉 번째의 개인전을 갖는 김건예의 전시 주제는 ‘그리드(Grid), 다층적 의미(multilateral meaning)의 관계망(Network of a Relation)’이다. 그리드는 바둑판 형태의 수평 수직으로 분할되는 격자를 이르는 말이다. 미술에서의 그리드는 1960년대 추상적이고 중성적인 구조 혹은 논리와 조화 그리고 균형과 통일성을 보여주는 형식적 구조로 아무것도 지시하지 않는 미적 순수성 내지 미적 자율성을 위해 이루어진 하나의 미적 형식을 일컫는 용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김건예의 그리드는 ‘다층적 의미의 관계망’으로 현대의 시스템, 즉 그리드에 살고 있는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구조화 되어 있는 현대의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그리드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아파트의 구조나 거리의 보도블록 그리고 도서관과 사무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리드’는 도시의 유형적인 특성이다. 이런 도시의 유형적 특성을 풀어내는 김건예의 방식은 익명으로 존재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렇듯 작가의 회화적 시선은 현대인의 삶의 구조, 이중적이고 암시적인 사회적 관계를 익명의 인물(모델)을 통해 그 이면에 내재한 현대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회화적 형식으로 투사해 내고 있다.

현대인의 삶의 구조를 바라보는 작가의 회화적 방식인 ‘그리드, 다층적 의미의 관계망’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망 속에서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루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한 상징이자 은유다. 현대인에 대한 상징과 은유가 드러나는 그의 회화적 방식은 칼로 자른 듯 뚜렷한 인물의 윤곽선과 그물망 속에 드리워진 인물의 볼륨이라는 이중성으로 이루어진다. 인물을 감싸고 있는 섬세한 결의 그물망은 다시 붓이 지나간 흔적 따라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서 그리드를 이루는 방식으로 ‘그물망’과 ‘그리드’의 교차를 통해 하나이면서 여럿인 의미의 층을 형성한다.

그것은 “자아와 타자, 안과 밖, 정신과 육체, 동양과 서양, 인간과 자연이라는 이분법적 구조가 만나 하나의 ‘회화적 그물망’을 통해 생성 변화하는 유기적 생명인 나와 너의 관계가 갖는 회화적 시선으로 마주한다. 어쩌면 이러한 작가의 회화적 시선은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벗는 지점으로 화엄경에서 말하는 ‘인드라망’의 회화적 표현이 아닐까. 하나 속에 여럿이 있고, 여럿 속에 하나가 있다는 일즉다(一卽多), 다즉일(多卽一)이라는 원효대사의 화쟁(和諍)사상처럼, 김건예의 ‘회화적 그물망’은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고 반영하는 관계에 대한 인드라망의 표현일 것이다.”(김옥렬-개인전 평론문인 ‘회화적 그물망’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