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예는 자신의 회화작품에서 차가운 현대인을 표현한다. 다층적 의미의 관계망으로 짜여진 현대의 시스템, 즉 그리드(격자무늬)에 살고 있는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구조화 되어 있는 현대의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그리드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아파트의 구조나 거리의 보도블록 그리고 도서관과 사무실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리드는 도시의 유형적인 특성이다. 이런 유형적 특성을 풀어내는 김건예의 방식은 익명으로 존재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렇듯 작가의 회화적 시선은 현대인의 삶의 구조 이중적이고 암시적인 사회적 관계를 익명의 모델을 통해 그 이면에 내재한 현대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회화적 형식으로 투사해 내고 있다. (김옥렬 평론글 중에서)
김병호 나의 작업에서 실존은 소리와 촉각에만 의존해 어둠 속을 여행하고 이미지들은 추상과 현실을 종횡으로 아우른다. 밤의 톤은 그로테스크 하지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을 가지고 흰 눈이 내리는 낮의 순백은 고독의 우울함을 반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폐허의 시간 안에서도 잎은 무성히 자라고 식탁은 황량하나 언제나 이야기가 있다. 길을 떠나는 자 그리고 어둠속의 사과폭설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노래 존재들은 늘 은유의 모습으로 현실의 극한을 소리 없이 이겨나간다. (김병호 작업노트 중에서)
리우 나의 작업은 테크놀러지와 자연의 의도적인 결합이다.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 바디는 내장을 싸고 있는 가볍지만 견고한 소재의 부품이다. 이 부품을 두들기고 구부리고 조립 하면서 나는 인체(human)를 만든다. 이 만들어진 몸은 지금은 잊혀져가는 고대신화의 인물들이다. 거칠고 단단한 사이보그 바디는 말 그대로 껍질일 뿐이다. 여기에 생명력을 더해주는 것은 영상 작업 이다.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 할수록 인간은 자연을 중시하며 그것을 그리워한다. 내가 사이보그 바디(body)에 자연풍경을 넣는 이유가 그것이다. (리우 작업노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