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환(미술평론가)_명작 산실,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서
명작은 어디서 생산되는가, 그러므로 누구로부터 유래하는가, 라고 명작 산실은 묻는다. 명작은 골방처럼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 작업실에서 소리 소문 없이 잉태되고, 그 집을 지키는 자발적으로 고독한 작가에 의해서 탄생한다. 그러므로 명작 산실은 세상과 동떨어진 채, 어쩌면 일부러 거리를 유지한 채, 저 홀로 치열한 작업실과 그 주인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란 점에서, 그 주인을 세상 바깥으로 끌어낸 것이란 점에서, 그러므로 작가사로서의 미술사를 복원하고 실천한 것이란 점에서 각별하다.
예술에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그러므로 어쩌면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고, 이미 알려진 것들이다. 진부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고, 진정성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의 육성은 이런 진부한 이야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진부한 이야기 속에 깃든 진정성으로 화들짝 각성시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명작 산실은 어쩌면 지금까지 메아리 없이 외로웠을 그 이야기에 깃든 생생한 예술혼을 채집하고, 아카이빙하고, 전시로까지 성사시킨다는 점에, 그러므로 어쩌면 미술사를 재고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충환의 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