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에서 글(시와 시나리오)과 그림(회화)을 기반으로 연구하면서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황우철은 현재 중국 상해 교통대소속으로 교육과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간에 발표한 장편 영화 <타카오 댄서 Takao Dancer>는 동경영화제에서 월드 포커스 상을 받았으며, 단편 영화인 <빈센트 Vincent>는 불가리아 국제 헤리티지 영화제 2016년 영화 실험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서울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면서 연극반 동아리 활동을 했던 황우철의 예술적 활동영역은 미국유학을 통해 글과 그림 그리고 사진 영상에 새롭게 눈을 뜬다. “연극은 인생의 모사(模寫)요, 관습의 거울이요, 진리의 반영,”이라고 한 키케로의 말처럼, 황우철에게 있어서 예술은 그가 배우며 살아가는 장소를 몸소 체험한 그 자신의 에토스와 파토스의 반영이다. 황우철의 미국 시기의 활동은 30살 이전의 국내와 이후의 미국의 문화적 차이 속에서 자신의 신체감각을 끌어 올려 체화된 서체의 선(에토스)과 행위 하는 몸(파토스), 그 사이를 감각하는 파토스의 장이었다.
황우철은 2000년 이후 싱가폴(난양대)에서 일 년간의 교수생활과 일본 와세다 대학(영화과 박사과정), 중국의 항주(절강공업대학 애니메이션 영화과 교수) 이후 지금은 상해 교통대에서 연구와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대학 졸업이후 황작가는 대부분의 삶을 유목민처럼 짧게는 일 년 길게는 5~8년씩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문화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어쩌면 황우철의 삶과 예술은 그의 꿈을 실현해 가기위한 노정에서 예술적 도반(道伴)을 만날 때, 에토스에 잠재된 파토스가 살아 날 때, 그 삶의 순간 말은 시가 되고 눈이 가 닿은 곳은 그림이 된다.
이처럼 황작가의 글과 그림 그리고 시나리오가 영화가 되는 그의 삶은 그 자신이 시시각각 호흡했던 시화(詩畫)의 감수성을 품고 탄생한다. 지난해(2022년)는 시화집인 <화부>를 e-북으로 출간했다. 작가는 자신을 ‘그림 짓는 농부’ 즉 ‘화부(畫夫)’라고 한다. 이 책은 매일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것을 모아서 묶은 황우철의 화문집이다. 황작가의 시와 그림의 감수성을 따라 읽고 보는 감상의 순간 마주하는 것은 실존의 순간을 예술로 호흡하는 삶의 거울이다. 2023년 황작의 올해의 전시 역시 일상의 한 순간에 느낀 감흥을 그만의 회화적 방식으로 시각화한 <발레의 정경>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