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 SCENTS

SIX SCENTS

전시기간 : 2021. 12. 28 – 2022. 1. 29

참여작가 : 권효정, 김건예, 노비스르프, 서옥순, 신준민, 황우철

전시기획 및 텍스트 : 김옥렬

kim Geonye, dear my girlfriend, acrylic on canvas, 60.6x72.7cm, 2021
Seo Oksson, Existence, acrylic on canvas, 91x117cm 2021
Novis le Feu, Sunflowers, fire, acrylic on canvas, 115x96.5cm, 2021
Shin Junmin, white light, oil on canvas, 116.8x91cm, 2021
Kwong Hyojung, Midas touch.khj, mixed media, installation, 2021

여섯 향기 Six Scents

아트스페이스펄의 ‘Six Scent’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여섯 명의 아티스트가 품고 있는 ‘예술의 향기’를 후각으로 지각하기 위한 주제다. 2021년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술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해를 앞둔 현재도 변이 바이러스로 3차 백신을 맞았거나 맞아야 한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여전히 힘든 시기 미술로 호흡하는 ‘여섯 향기’를 통해 감각작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시도해 본다. 살아있는 동안 멈출 수 없는 후각을 통해 미술이 단지 시각적 감각만이 아니라, 오감과 육감 그리고 그 너머의 감각 작용으로 삶의 호흡이 담겨져 있음을 강조하기위한 것이다.

맛을 느끼는 것은 후각, 즉 냄새를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미각 작동의 중추역할을 하는 후각기능을 통해 인지하는 향기에서처럼, 눈으로 보는 시각의 맛 역시 오감이 동시에 작동한다. 그렇기에 미술 역시 다양한 감각을 작동시키는 감상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후각은 임의로 차단할 수 없는 유일한 감각이다. 꿈꿀 때도 작동하고 숨 쉬는 감각이다. 인간이나 동물의 경우도 가장 기본적인 감각이 후각이라고 한다. 또한 냄새 즉 향기는 영성과 육체의 건강에 대한 지표이기도 하다. 현대의학 이전에는 입에서 나는 냄새를 통해 질병을 진단했듯이 보이지 않는 것을 지각하는 능력은 고대부터 후각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종교의식이나 제사에서 향을 피우는 것이다.

21세기 우주를 탐험하는 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2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색무취의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불안하지만 지금은 백신접종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속도를 극복하는 것이 인류를 한 단계 진화시키는 것일까.

인간은 보거나(시각) 듣고(청각) 숨 쉬고(후각) 맛보고(미각) 피부(촉각)로 느끼는 감각, 즉 외부의 여러 자극에 반응하는 오감(five senses)을 통해 살아간다. “이 다섯 가지 감각 중에 특히 촉각에 해당하는 피부는 온각, 냉각, 압력감각, 진동감각 등으로 구별되고 이외에도 위치감각, 운동감각, 평형감각 등이 있다. 또한 5감 외에 제6감(the sixth sense)인 여섯 번째의 감각은 문헌상으로는 1826년 C. 벨이 근육의 운동감각을 제6감이라고 명명한 것이 시초이다. 1905년에 E. 자발은 미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탐색능력과 방향감각을 제6감이라고 했다.”(과학백과사전 참조)

2021-2022 송구영신을 위한 아트스페이스펄의 이번 전시 ‘여섯 향기(Six Scents)’전은 여섯 명의 아티스트가 풍기는 ‘예술의 향기’와 삶의 호흡이 담긴 ‘제6감’을 포함하기 위한 주제다. 그것은 맛과 멋을 호흡하는 창작과 감상 모두의 입장에서 ‘예술의 향기’를 더 깊이 호흡해 보고자 하는 것이자, 지금의 인류에게 닥친 코로나에 대응하는 미술 소통을 위한 작은 의지의 표현이다. 예술의 향기는 사회적인 환경 속에서 개인이 품고 길러온 경험과 태도, 즉 각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생기와 영감을 갖게 하는 예술이 주는 내면의 정신적 활동으로 사람의 향기가 작품이 되는 것, 그 작품의 향기를 보고 느끼는 감상의 향기가 크고 작은 문화의 향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의 향기는 인류 문명의 발전으로 지적 감각의 발달과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이룬 인간의 감각작용이 오감에서 제6감으로 녹아들어 동시에 작동하는 것이기에 저마다 품고 있는 향기를 통해 보다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는 감각 작용일 것이다. 음식에서 중요한 것이 맛인 것처럼, 전시는 작품에서 풍기는 작가의 향기가 담겨진다. 그렇기에 하나의 작품은 작가의 마음이자 삶의 태도에서 풍기는 맛과 멋의 향기일 것이다.

누구나 차의 향을 즐긴다. 그중에서 커피의 향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커피는 로스팅하는 시간에 따라 향기가 다르다. 커피의 향과 풍미를 더하기 위해서 적절한 시간과 온도가 필요한 것처럼, 작가들의 작품 역시 향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은 저마다의 삶의 호흡이 담긴 자기현시일 것이다.

아트스페이스펄의 <Six Scents>전은 색과 형이 주는 미술의 향기로 코로나19가 주는 호흡의 공포에서 잠시나마 벗어 날 수 있는, 그래서 지속적인 마음의 향기가 되어 오감 작동의 단단한 친구가 되어 삶의 향기로 거듭 새로워지는 삶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맛과 향을 음미하듯 ‘여섯 향기’를 음미해 보자.

Hwang Ouchul, exhibition view, 2021

여섯 향기초대작가

권효정이 풍기는 향기는 ‘손’을 통해 맛과 멋을 전한다. 전시된 손을 보고 감상하면서 원하는 사람들이 주문을 하면 자신의 손을 직접 캐스팅해서 만들어 주는 ‘Midas Touch.khj‘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손이 주는 촉각적 감각을 생각하고 자신의 손을 캐스팅해서 소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시한다.

김건예는 독일 유학시절 미술 소장가인 친구가 선물한 책과 신문에 대한 추억의 향기를 작품에 담았다. ‘나의 사랑하는 친구‘에 담긴 것은 그가 준 선물인 ‘1960년대 현대미술 도록’과 전시 소개가 담긴 한 장의 신문, 그 신문에 담긴 로히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인 인물을 통해 그리운 친구에 대한 향기 담은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노비스르프는 고독한 예술가의 향기를 고흐의 해바라기에 투영한 ‘파이어 페인팅’이다. ‘투명한 색에서 흰색으로의 변이’를 통해 드러나는 이미지로 ‘불-관찰자의 개입’을 통해 선행적 시간을 태우는 과정을 통해 보다 선명한 색, 불로 녹여낸 그림이 하얀 거품과도 같은 선과 터치로 피어난다. 오프닝에 퍼포먼스를 통해 보여주는 가 전시된다.

서옥순은 자신의 삶의 기억과 경험들을 자화상에 투영하는 작업으로 천에 바느질을 통해 다양한 크기와 방식으로 인간의 모습을 겹쳐 놓았다. 이번 전시에는 캔버스에 매끈하게 아크릴 칼라로 단순화한 ‘시간이 멈춘 존재의 상상 속을 거닐다‘이다. 캔버스에 녹아든 눈과 눈물이 원을 그리고 선은 원을 중심으로 둥글 게 둥글 게 겹치듯 말 듯 흐르고 흘러 매끈한 평면으로 승화되어 세련미를 풍긴다.

신준민의 이번 전시는 선배작가의 글과 그림을 읽고 난 후 자신의 호흡을 담았다. 누군가의 그림을 보거나 글을 읽고 교감하는 지점에서 보고 느끼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일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눈으로 보고 감각하는 일상 이거나 혹은 산책길 강물의 수면에서 반짝이는 ‘흰 빛‘과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에서 느끼는 향기에서 문득 겹치는 낯설지 않은 타인인 동시에 또 다른 나의 향기를 감각하는 순간이다.

황우철의 이번 전시작은 미국 유학시절 몰입했던 서체추상으로 ‘아름다운 세상‘은 작지만 큰 세상의 향기를 품는다. ‘생각이 자라는 자화상‘은 머리에서 분수처럼 솟아나 날개가 된 자화상으로 깊은 생각 속에서 침묵의 무게를 들어 올린다. 그리고 세라믹 작품인 ‘뮤즈‘는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춤사위를 하듯 예술적 향기를 불러들인다.

Text : 김옥렬 Kim Ok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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