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소녀와 청색 말, oil on linen, 100x120cm, 2021
발레 그림이 여러 개가 있는데, “학생들이 발레 연습하는 것을 보면 파란 말을 타고 누군가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요. 발레 연습할 때 항상 음악을 틀거든요. 바이올린 곡이나 아니면 오케스트라 연주가 나오고 뒤에는 꽃들이 만발하고 그런 어떤 일종의 환청처럼, 환시가 떠올라요. 이 그림은 화가의 눈으로 바라본 발레 연습장면입니다. 발레 하는 소녀들이 뛰거나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는데, 그 너머에 이런 세계가 보이는 거죠.” 이처럼 화가는 현실의 풍경을 보고 마음이 가 닿는 그림으로 번안한다. 황우철의 경우 눈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푸른 말을 타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이 되어 시공을 초월해 동화해 가는 그림이다.
“청색 말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말 자체도 상상이고, 그 말을 거꾸로 타고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것도 상상으로 가능한 것이죠. 어떻게 보면 모티브는 현실 세계,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얻었지만 실제 그림으로 옮겨질 때는 상상과 그림이 뒤섞여 있는 거죠.” 작가의 말처럼, 이 그림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하나의 공간에 있어 몽환적이기도 하고, 또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생각이 상상을 통해 시각화된다. 이처럼 그림은 볼 수 없는 세계를 시각화 하는 방법에 따라서 어떤 것은 시적 회화가 되어 저마다의 상상력을 열어주는 창이 되기도 한다.
“발레하는 소녀들이 입고 있는 ‘투투’라는 발레복은 하얀 망사로 된 옷인데, 발레 그림은 드가(Edgar Degas,1834-1917년)가 아주 잘 표현했었지요. 저는 ‘발레하는 소녀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들을 많이 했었죠. <발레소녀와 청색 말>의 기본적인 표현은 인물 중심으로 강하게 그림자를 넣고 옷은 바느질을 하듯 정성스럽게 한 점 한 점 터치들로 표현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점묘처럼 작은 터치를 활용한 그림으로 보인다. 시각적인 효과와 공간적인 효과를 굉장히 잘 표현한 그림이다.
<소녀와 바이올린> 연작 중에서 보다 추상화된 몇 작품은 공간적인 구성뿐 아니라 선적인 구성방식 그리고 색채효과도 다른 방식으로 그렸다. 형상보다 공간적 효과를 회화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소녀와 바이올린>의 경우는 마치 다빈치의 공기원근법(Sfumato)처럼, 형과 색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그려 놓았다. <소녀와 바이올린>시리즈의 다른 그림과 어떤 차이를 만들고자 했는지요?
“이 주제 자체에 대해서 좀 다른 생각들이 많이 가미가 된 거죠.” 그래선지 이 그림에선 굉장히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마치 시각적 선율들, 이미지들이 앞으로 다가왔다가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 흐릿한 형태로 신비감을 갖게도 하고, 캔버스 안에서 깊이가 있어 다양한 소리들이 시각적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