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효정의 이번전시에서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재료와 기법을 통해 캔버스가 가진 사각의 틀이라고 하는 경계에 대한 회화적 탐구방식에 있다. 그것은 크고 작은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에 붓과 손을 통해 촉각적인 ‘겹(Layer)’이 2차원과 3차원, 그 사이에서 착시를 배제한 ‘평면회화’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권효정의 이번 전시가 그 자신에게는 ‘망설임의 순간이었지만 확신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재 내가 머물러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고민하고 나만의 속도와 방향을 향한 의지와 노력은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또 다른 창작의 가능성”앞에 서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작 중의 하나인 ‘Switch’는 그동안 해 왔던 대형설치작업에서 앞으로 보다 집중해 나갈 회화의 경계를 상징한다. 이러한 상징의 의미는 아크릴물감의 농도를 위한 물과 유화물감에서의 기름(oil)이라는 물성의 차이를 극대화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권효정의 첫 평면회화 전에서 노란색과 검정색의 물(物)의 특성을 보여주는 회화적 오브제로 입체 설치와 평면회화 간의 관계 설정이 담겨있다.
그것은 물과 기름에 색을 첨가해 투명아크릴 박스에 담아 놓고 외부의 힘이 가해져 서로 섞여서 하나가 되었다가 외부의 힘이 사라지면 본래의 색을 찾는 것,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중동, 평면이지만 입체고, 고요하지만 용암처럼 들끓어 섞였다가 다시 분리되어 물과 기름이라는 특질로 회귀하는 정중동의 과정이 담긴 노랑과 검정의 존재감이다.
Text : 김옥렬(Okreal Kim, 현대미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