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펄은 사진을 뜨개질(Knit photo)하는 독일작가 마르크 디트리히(Marc Dittrich)의 작품을 전시한다. 그의 작품은 사진 본연의 고유성을 간직하면서도, 자신의 손으로 한 가닥씩 씨실과 날실을 이용하여 천을 짜듯이, 평면의 사진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마르크의 작품은 삼차원을 캡쳐하여 이차원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입체성을 부여하며 새로운 조형적 요소를 덧붙이는 동시에 자체적 조형성을 발견하도록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진은 공간이 되고 그 공간은 다시 사진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픽셀하우스’는 현대인의 주거문화를 바라보는 그 자신의 시각에 관한 것이다. 그가 주시하는 시선은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현대적 주거공간인 아파트다. 개인 공간을 매우 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공동주택으로 마련된 아파트를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과연 적합한 곳인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작가의 관심은 반복적으로 짜여 진 형식과 규격화된 통일성에 집중한다. 현대인의 휴머니티는 어디에 있는가. 픽셀 하우스는 현대인의 편리함과 개인주의적 사고를 통해 드러나는 고립성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면서 올수 있는 변화와 공공적 여유에 대해 재고해 본다.
아트스페이스펄 큐레이터 정명주